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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1세대 성북동, 2·3세대 한남동… 벤처기업가·연예인은 청담동

재벌 1세대 성북동, 2·3세대 한남동… 벤처기업가·연예인은 청담동

 

'대한민국 상위 1%' 어디에 사나?

부유층의 생활상을 담은 TV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가 막을 내린 지도 어느덧 한달.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 '상위 1%'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이들이 보통 사람들의 선망과 시기를 동시에 받는 '관심 1순위' 대상이라는 배경에서다.

화면 속 '상위 1%'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배경이 되는 동네는 크게 다르지 않다. 생활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하는 부유층의 특성 때문이다. 서울 성북동, 한남동, 청담동, 도곡동 등이 이렇게 형성된 대표적인 부촌(富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지역이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촌의 형성 배경이나 주거형태 등에 따라 재벌가가 모여 사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정치인, 연예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도 있었다. 대체 어디에, 어떤 계층이 거주하고 있을까.

성북‧한남동 재벌 핵심 주거지

한국 '상위 1%'들이 사는 곳은 어디일까. 이런 질문에 열에 아홉은 이른바 '부자동네'인 강남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통념과 다르게 한국 최고의 부촌은 강북, 특히 성북동과 한남동이 쌍벽을 이루고 있다. 국내서 내로라할 재벌가문이 한데 모여 살고 있어서다.

먼저 성북동은 재벌 1세대가 오랫동안 머물러 온 부촌이다. 성북동에 거주하는 재벌 총수들은 오래 전부터 그 자리에 눌러 살고 있거나 선대의 자택을 물려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성북동에는 현대가 출신들이 특히 많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은 장남 정지선 회장, 차남 정교선 부회장과 함께 살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성북동 주민이다.

이밖에 이수영 OCI그룹 회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구자원 LIG넥스원 회장,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도 성북동 이웃사촌이다. 이곳에 사는 재벌 및 중견기업인은 현재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남동에는 주로 재벌 2, 3세 회장들이 거주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재벌기업들의 창업세대들이 주로 성북동에 자리를 잡은 뒤 성장해 왔다면, 이들은 부모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후 한남동으로 거처를 옮겨온 것이다.

한남동 일대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삼성ㆍLG 가문이 포진해 있다. 이 회장 집 뒤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집이, 그 인근엔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집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한남동 주민이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도 모두 한남동에 둥지를 틀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뒤늦게 한남동으로 전입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재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성북동과 한남동에 모여 살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먼저 풍수적인 이유가 꼽힌다.

성북동은 북쪽에는 북한산이 서 있고 서울 성곽이 부채꼴로 에워싸고 있어 예로부터 명당으로 꼽혔다. 또 부자를 끊임없이 배출하는 터로도 유명하다. 한남동 역시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풍수적으로 돈이 넘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권과의 관련도 깊다. 성북동과 한남동이 부촌 대열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군사정권 시절이던 1960년대부터다. 당시 정ㆍ관계 실력자들은 청와대가 가까운 성북동에 많이 모여 살았다.

정권과 가깝게 지내야 했던 재벌과 부유층이 대거 성북동 일대로 이주했고 자연스레 재벌1세대의 핵심 주거지가 됐다. 한남동 역시 과거 육군본부가 있던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군 출신 실세들이 모여 살자 재벌가들도 하나 둘 모이면서 부촌이 형성됐다.

보안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남동과 성북동 일대는 세계 각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이 즐비해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다. 신변의 안전이나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재벌들의 주거 욕구를 만족하기에 충분하다.

재벌들이 모여 있는 만큼 이곳의 분위기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고 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남동은 대저택의 주변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누가 어떻게 사는지 알 길이 없다"며 "집값은 물론 대지나 건평이 몇 평이나 되는지 주변 중개업소조차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평창동도 강북의 부촌 중 하나다. 1970년대 중반 개발이 본격화면서 당시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이 먼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후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부호들이 주거타운으로 선호하면서 지금의 부촌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평창동은 한남동이나 성북동과 달리 재벌이 많지 않다. 알려진 인물은 신준호 푸르밀 회장,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수려한 자연 경관과 광화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외국계 기업 지사장이나 외국 대사 상당수가 고급 주택을 빌려 살고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토탈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등 다수의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문화ㆍ예술인들이 입주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수 서태지가 이곳에 1000㎡가 넘는 고급주택을 건축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청담동, 연예인ㆍ젊은 총수 거처

강남도 '상위 1%'들이 많이 거주하는 부촌 가운데 하나다. 특히 청담동은 성북동, 한남동에 이어 세 번째로 재벌가가 선호하는 지역이다. 특히 젊은 총수들이 많다. 해외 유학파가 많은 재벌 3ㆍ4세들의 생활 편의성과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담동에 거주하는 재벌가 일원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인 조원국 한진중공업 상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씨 등이 있다.

그러나 이곳엔 재벌보다는 전문경영인, 벤처기업가,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들이 주로 모여 살고 있다. 특히 연예인이 많다. 청담동 주민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 조영남 강부자 박상원 이미숙 등 중견 연예인을 비롯해서 전도연 김희선 송승헌 한채영 황신혜 김현중 강수연 김민종 채시라 차승원 황정민 설경구-송윤아 부부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연예인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청담동에 연예기획사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주민들이 연예인이라고 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 연예인에게는 최고의 안식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또 고급 레스토랑이나 뷰티숍, 의상실 등 연예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진 공간이 많다는 점도 연예인들이 청담동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또 강남의 도곡동-대치동 일대의 경우 1990년대 후반 막강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성장한 지역이다. 이 동네가 처음 뜨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중반부터 말까지. 자녀교육을 위해 젊은 샐러리맨 부부들이 몰려들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타워팰리스 등 호화 주거시설이 들어서면서 도곡동-대치동 일대는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면서 성북구 성북동에 살던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종로구 신문로2가에 살았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도곡동에 합류했다.

그러나 도곡동의 경우 주로 공동주택으로 이뤄져 있는 주거형태 특성상 남의 눈에 띄기 싫어하는 성향을 가진 재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대기업 임원이나 의사와 교수, 변호사 등 고소득자들이 밀집해 있어 평균소득은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서초동, 다양한 계층…정치인도

서초동은 각계각층의 부자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실제로 이곳에는 '하늘이 낸다'는 큰 부자는 없지만 교육ㆍ법조ㆍ경제ㆍ언론ㆍ예술ㆍ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전문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 보니 당연히 재산도 넉넉하다.

서초동의 경우 직군별로 사는 동네가 조금씩 다르다. 초고가 빌라들이 밀집해 있는 서리풀공원 일대의 경우 대기업 오너 등 나이가 지긋한 전통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남부터미널 인근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서초슈퍼빌은 '별들의 아파트'로 불린다. 군인공제회가 사업 시행을 맡았기 때문에 현직 또는 퇴역 장성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다. 이밖에 학계 및 연예예술계 인사들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한때 강남권 최고의 아파트로 이름을 날린 삼풍아파트의 경우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들이 많이 산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원명초등학교 같은 경우 '한 반의 절반 이상이 법조계 인사들의 자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또 서초동은 정치권 인사가 가장 많이 사는 부촌이기도 하다. 김세연 여상규 정우택 주영순 김회선 최경환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등이 서초동 일대에 본인 혹은 배우자 명의로 자택을 보유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초동은 부촌 중에서도 국회의원들에게 가장 선호 받고 있는 지역"이라며 "국회의사당에서 비교적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강남이면서도 부유한 색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촌1동도 과거부터 맥을 이어오는 부촌이다. 196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지가 조성되면서 신진 정치세력과 부자들, 연예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부촌이 형성됐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강남권 아파트에 밀려났다. 그러나 1990년대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되면서 새로운 강변 부촌으로 거듭났다.

현재 이곳에는 정ㆍ재계와 연예계 인사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다른 부촌과 차별되는 특징은 '정착성'이다. 실제 당시 유력인사들 가운데 20~30년씩 그대로 눌러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에다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한강공원 등 편의시설이 워낙 풍부해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강남의 부촌 1번지로 불리는 압구정도 빼놓을 수 없다. 압구정은 70년대 강남개발정책과 함게 가장 먼저 형성된 부촌이다. 압구정은 전직 고위관료와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등 기업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가 낡아지면서 선호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압구정의 명성은 여전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압구정에선 아무리 오래된 아파트라도 가격이 수십억원대를 호가한다"며 "주위에 좋은 학군과 고급 인프라시설이 포진해 있는 데다 부촌 1번지라는 명성에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최고가 주택 재벌 회장님은

이건희 이태원자택 공시가만 118억… 자신 명의 3채 263억 달해
농심 신춘호 85억 2위, SPC 허영인 81억 3위

국내 재벌 중에서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는 건 누굴까. 그 주인공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회장은 국내 50대 그룹 총수들 가운데 최고가의 집에 살고 있으며, 주택재산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벌닷컴'이 자산 순위 상위 50대 그룹 오너들이 소유하고 있는 단독 및 공동주택을 2012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 회장의 이태원동 소재 주택은 토지 및 건물 공시가격이 118억원으로 가장 비쌌다. 삼성동 소재 주택은 99억6,000만원으로 두 번째였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서초동에 소재한 고급 빌라인 '트라움하우스'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빌라는 지난 2008년 당시 95억원을 주고 매입했으나 2012년 공시지가는 45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이 자신 명의로 가지고 있는 3채의 주택 공시가격 합계액은 263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 회장에 이어 신춘호 회장은 자신 명의로 소유한 이태원동과 한남동에 소재한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85억7,000만원에 달해 2위에 올랐다. 신 회장이 소유한 이태원동 단독주택은 이건희 회장 집과 인근해 있어 한때 조망권을 두고 양측이 소송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음으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부인과 공동으로 소유한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과 청담동 소재 공동주택 가격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81억1,000만원으로 3위였다. 이명희 회장의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은 73억4,000만원으로 4위였다.

재계 랭킹 2위인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한남동 소재 단독주택 41억7,000만원, 청운동 소재 단독주택 25억원 등을 합쳐 공시가격 총계가 66억7,000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구자열 회장이 63억5,000만원, 김승연 회장이 61억9,000만원, 조석래 회장이 60억원,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59억2,000만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59억1,000만원의 순으로 많았다.

또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56억4,000만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55억6,000만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이 51억6,000만원을 각각 기록해 주택 공시가격이 50억원대를 넘었다.

이밖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49억2,000만원), 허창수 GS그룹 회장(47억3,000만원), 강덕수 STX그룹 회장(47억2,000만원), 구본무 LG그룹 회장(45억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43억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40억4,000만원), 정상영 KCC그룹 회장(40억2,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살고 있는 구기동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9억2,000만원에 그쳐 50대그룹 총수 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18억1,000만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19억3,000만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19억9,000만원),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21억원),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21억3,000만원) 등도 50대 그룹 총수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택 공시가격이 낮았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50대 그룹 총수들이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는 주택은 모두 78채로, 1인당 평균 1.6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평균 20% 가량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가액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5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78채 중 단독주택이 58채로 전체의 74%를 차지한 반면, 나머지 20채는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으로 나타나 단독주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주택 소재지별로는 서울 강북이 59채, 강남이 18채, 경기지역 소재가 1채로 강북이 여전히 많았고, 강북에 소재한 총수 자택은 이태원동과 한남동이 27채, 성북동 19채로 이들 두 지역이 60%에 육박했다.

이밖에 도곡동과 서초동이 4채씩, 장충동이 3채, 그리고 논현동, 청담동, 방배동, 이촌동, 가회동 등이 2채씩 소재했으며 삼성동, 압구정동, 사당동, 구기동, 화동, 신문로 등에도 1채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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